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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재배 키트 업체 ‘(주)꼬마농부’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커피. 국내 1인당 커피 연간 소비량은 2007년 247잔에서 2011년 338잔으로 늘었다.

 

환경부 인증 예비사회적기업 ㈜꼬마농부의 이현수 대표(사진)는 “늘어만 가는 커피 소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업을 시작했다. 집에서 아내와 마시는 커피는 늘 향기로웠지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의 양이 만만치 않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가정도 이럴진대 우리나라 커피전문점에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의 양은 실로 엄청나겠구나 생각하니 걱정이 됐다. 탈취제로 이용해보고, 세수할 때도 넣어서 사용해보았지만, 버려지는 커피의 양을 다 소화할 수는 없었다. 

 

이현수 꼬마농부 대표

 

국내 커피 소비가 늘어나면서 1년에 배출하는 커피 찌꺼기의 양이 7만t을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커피 찌꺼기를 그냥 땅에 매립하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메탄가스를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내뿜는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다. 그대로 땅에 묻히면 카페인 때문에 지렁이도 잠을 잘 수 없어 활동의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산 넘고 물 건너 왔지만,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원두의 0.2%만 사용하고 99.8%가 버려지며 땅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

 

‘블루 이코노미’ 책 읽고 결심 굳혀

 

커피 찌꺼기에 대한 이 대표의 문제의식은 <블루 이코노미>라는 책을 읽으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1990년대 이미 커피 찌꺼기에서 버섯을 기를 수 있다는 것과 버섯을 기르고 난 커피 찌꺼기는 퇴비로 쓸 수 있다는 게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것을 책에서 발견한 것이다. 땅에 그대로 묻히면 지렁이 같은 흙 속 생물에게 해가 되는 카페인 성분을 버섯균이 분해하고, 커피 찌꺼기의 목질 섬유소가 오히려 버섯을 잘 자라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미 버섯재배 사업을 시작한 미국 버클리대학 출신의 소셜벤처 비티티아르(BTTR)에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버섯연구소를 찾아 교육도 받는 등 전문가들을 만나며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모두들 부정적인 이야기뿐이었다. 우선 커피로 버섯을 재배한다는 것이 성공하기도 어렵거니와, 버섯농가의 경우 톱밥이나 면실피(목화솜 껍질)를 대량으로 싼값에 중국에서 들여오는데, 이 사업은 커피 수거에 드는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사업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였다.

 

생산 자동화 통해 제2 도약 모색

 

하지만 이 대표는 집안 방 한구석에서 실험에 착수했다. 수없이 실패가 이어졌지만, 시행착오 끝에 성공하는 배합공식과 적합한 환경을 발견했다. 사업 가능성을 발견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가정에서 기를 수 있는 형태로 버섯재배 키트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교육용 교재도 함께 개발했다.

 

 

㈜꼬마농부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버섯재배 키트를 판매하고, 이를 매개로 동영상, 배움책 교재, 관찰일지 등을 개발하여 환경·생태·먹거리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환경과 교육의 결합이다. 자신이 직접 키워서 수확해서 먹는 버섯과 마트에서 포장된 버섯을 사 먹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버섯재배 키트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책이자, 버섯이 자라나는 과정을 관찰하는 과학 상자이자 가정의 작은 텃밭이 된다.

 

 

이제 이 대표는 학교의 친환경 급식이나 친환경 외식업체에 버섯을 제공하는 등의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품종과 생산 규모도 늘리고 생산과정도 자동화해서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제2의 도약에 성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판로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다.

 

흔히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기를 잡는 산업 자체를 바꾸려고 한다. ㈜꼬마농부의 경우 커피산업 성장의 이면에서 커피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서 버섯농사 짓고 싶어”

 

최근 사회적기업 분야의 창업 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현수 대표의 창업사는 교육 방식에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평소 자신의 삶 속의 문제를 발견하는 안목은 단기간의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게 아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을 끄집어내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이현수 대표는 한 권의 책에서 버섯 아이템과 만났다. 하지만 그걸 사업화하기 위한 과정은 만만치 않다. 창업 컨설팅으로 채산성을 따졌다면 시작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에 300여개의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그 한복판에 버섯농사를 짓는 거예요.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가 도시에서 생산, 소비, 분해를 한번에 해낼 수 있는 도시 농업의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칭 ‘도시 농사꾼’ 이현수 대표의 꿈이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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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sm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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