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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P3 플레이어는 원천기술을 국내 업체가 갖고 있었으나 특허 범위를 모호하게 정해 결국 미국 특허괴물에 헐값에 팔렸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특허 괴물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특허강국이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경쟁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동준 수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특허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특허동향분석(특허맵)을 작성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의 보유 특허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특허권 확보보다 시급한 일은 분쟁을 예방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 차원의 노력이 급선무다. 다행히 정부는 대통령실 소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한 데 이어 올해를 지식재산강국 원년으로 선포했다.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도 수립해 연간 1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중장기적인 특허 창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특허 경쟁력을 내세워 소송이나 상호 라이선스(특허 사용 계약) 체결을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특허 경쟁력이 낮아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6%가 특허 전문인력이 전무하다.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특허 소송을 벌일 시 평균 30억원 이상이 든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부담해야 할 금액은 소송비용의 수십 배에 달한다. 박검진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교수는 “특허괴물에 맞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특허 방어 논리를 개발해주는 등 중소기업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검진 교수는 “기업에 특허 공격이 들어왔을 때 특허를 무효화하거나, 원천기술 특허를 조금만 바꾼 개량 기술로 특허를 등록하는 개량 특허를 창출하는 문제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특허침해 평균배상 5000만원 불과

특허권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특허 무효심판에 따른 특허 무효율이 70%에 달하고, 소송에서 이겨도 평균 배상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다. 조용식 법무법인 다래 대표변호사는 “정부 차원에서 ‘권리자 보호’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특허등록의 상당수가 권리 행사 과정에서 무효로 되고,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이 너무 적은 문제 때문에 특허 무용론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허 관련 인력의 전문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우선 특허를 심사하는 심사관과 심판관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일반 행정직이나 기술직으로 뽑힌 공무원이 다른 부처에 있다가 특허청으로 발령받아 오면 겨우 몇 달간 연수받고 특허 심사관이 된다. 특허 심사관을 변리사 중에서 뽑거나 공무원 직렬에 특허직을 신설하고 지식재산권 과목을 시험에 추가함으로써 특허심사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특허전담 판사가 2~3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 선진국처럼 기술판사 제도를 도입해 특허 소송만 전문으로 다루는 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테크아이피엠 대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정부 차원의 특허금융 활성화와 한국형 특허 전문업체를 통한 대리전쟁 전술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특허전쟁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매번 소극적이다. 선진국에서 특허가 하나의 비즈니스로 인식돼온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하이닉스는 ‘특허괴물’로 유명한 램버스와의 특허분쟁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램버스는 지난 2000년 8월 하이닉스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2004년에는 D램 업체들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다른 업체는 대부분 램버스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한 라이선스를 체결해 반독점 소송 대상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끈질기게 소송을 이어나갔고 마침내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근호 대표는 “하이닉스와 램버스의 전쟁에서 다른 국내 기업은 램버스에 굴복했지만, 하이닉스는 적극적 공세를 펴서 결국 승소했다”며 “미국 배심원 제도에 대비한 전략적 접근이 주요 성공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임혜린 기자 lyn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74호(12.09.12~09.18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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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sm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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